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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오늘의 詩) 하지(夏至) -가장 긴 낮의 단상-

장고747 2025. 6. 20. 08:1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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♧ 398번째 이야기


하지(夏至)_가장 긴 낮의 단상

빛은 천천히 눕네.
들꽃의 어깨 위에서

바람은 말이 없고
그늘조차 한숨을 덜어 낼때,

시간은 길게 늘어진 나뭇가지처럼
잠깐 멈추어 서고

한낮의 열기 속
고요히 익어가는 무언가,

해는 지친 듯 더디게 젖고
어느 틈에 밤이 짧은 꿈처럼 스며든다

이 계절은 말을 아낀다
소란한 계절은 늘 그랬던 것처럼.

가장 긴 낮도
한 번은 접혀야 하듯
이 순간도, 이 숨도
서서히 접히겠지.

말은 안해도 우리는 안다
다시 피어날 계절이
늘 어디쯤엔 머물고 있다는 걸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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